외국 여경, etc



1.
외국 사례 어쩌고 하는건 항상 비슷하다. 결론은 국가마다 다르다. 외국이라고 꼭 성별 구분없이 뽑는 것도 아니고, 그런 나라도 있고 아닌 나라도 있다. 서로 자기 주장에 맞는 나라만 가져다가 "외국은 다 이렇다"라고 하면 곤란하다. 미국의 경우 워싱턴주 경찰은 달리기와 팔굽혀펴기 시험에서 남녀에 등급 차등을 둔다. 그러나 뉴욕주나 LA경찰은 남자와 여자 모두 동일한 기준으로 선발한다. 


영국의 경우 남녀 체력기준이 동일하다. 그러나 영국은 대부분의 남성이 통과할 수 있는 낮은 체력기준을 갖고있다. 반면 여성의 경우 40~45% 정도가 체력검정에서 탈락한다고 한다.(박선영, 각국 여경제도 및 운영에 대한 비교 연구, 2011) 남녀의 신체적 차이가 있어 남녀 모두를 만족시키는 기준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일본의 경우에도 성별 분리 모집을 하고있고, 채용기준에 남녀의 체력조건이 다르다. 게다가 일본은 스토커, 아동학대, 성범죄, 청소년선도, 홍보등 여성의 특성을 활용하기위한 한정된 부서에 여경을 주로 배치한다. 


프랑스는 어떨까. 프랑스는 남녀 분할모집은 하지 않고, 응시자격은 동일하지만 체력검정 조건은 다르다. 1982년도에 여경 할당제가 생긴 적이 있긴 하지만, 이후 1991년도에 폐지되었다. 프랑스의 체력검정 기준은 무거운 물건 들기 남자 40kg/ 여자 25kg, 팔굽혀펴기 남자 5회 / 여자 3회, 뜀틀뛰기 남자 71cm / 여자 61cm 이다. 



2.
위에 얘기한 영국의 예를 들어보자. 영국은 체력기준을 하향평준화해서 남녀를 동일한 기준으로 선발한다. 그럼 과연 영국의 치안은 어떨까? 2014년도에 수갑까지 채웠던 강도가 여경을 때려눕히고 중상을 입혔던 영국 햄프셔 여경 습격 사건이 있었다. 2018년도에 있었던, 남성 용의자 한명에게 여경 2명이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던 링컨 여경 폭행사건에서의 영국 대중의 반응은 어땠을까? 


제아무리 선진국이라고 해도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으면 따라가야 할 이유는 없다. 여경을 늘리든 줄이든 근거가 될 수 있는 건 국내 현실에 대한 면밀한 조사지, OECD 국가들 여경비율 같은게 아니다. 이 와중에 남녀를 분리채용하고 체력조건도 다르고 하는 업무도 다르게 배정하는 일본이 치안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3.
이런 얘기 하면 꼭 남녀를 우월 혹은 열등 으로 보면서 성차별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평등은 만능도 아닐 뿐더러, 절대적인 가치도 아니다. 성평등도 그것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득이 되는 경우에 추구하는거지, 모두가 힘들어지는 평등은 추구할 필요가 없다. 평등 뿐 아니라 어떤 가치라도 마찬가지다. 왜 우리가 "노동자들의 평등을 위해 사적 소유를 제한하고 모두가 같은 임금을 받는" 공산주의를 배척하는가? 실제 그것이 수많은 사람들의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차가 꼭 능력의 우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예를들어 남성의 이공계 선호와 여성의 문과계 선호는 능력보다는 선호도의 차이다.(굳이 따지자면 여성의 언어능력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좋다.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의 언어능력은 남성보다 높게 나타난다.) 그럼 언어와 수학을 모두 잘하는 한 여성 개인의 입장에서, 수학을 잘하더라도 좀더 잘하는 언어를 전공으로 고를 수 있다. 혹은 더 좋아하는 걸 고를 수도 있다.


미국 미주리대와 영국 리즈베켓 대학에서 67개국의 이공계 졸업생 비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자. 노르웨이나 핀란드 등 성평등 지수(1에 가까울수록 평등함을 의미)가 가장 높은(0.76 이상) 나라들은 이공계 졸업생 중 여성 비율이 20%로 가장 낮았다. 스페인 폴란드 미국 호주 등 성평등 지수가 중간(0.66~0.75)인 국가는 여성 비율(25% 내외)도 중간이었다. 반면 아랍에미리트나 알제리 등 성평등 지수가 최하위(0.6~0.65)인 국가의 경우 이공계 졸업생 중 여성 비율은 40%로 세계 최고였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루마니아 터키 등 유럽 동남부 국가들도 비슷했다. 이런 걸 성평등의 역설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은 단 몇개의 논문에서만 발견되지 않는다. 많은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반복증명되는 현상이다. 위 조사에서 성평등 지수가 높게 나오는 나라들은 보통 선진국이고, 이런 나라들은 전체적인 소득수준도 높아서 직업 안정성이 높아 굳이 이공계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보다 돈이 되는 일자리를 찾길 원한다. 사회문화적 맥락에 의한 차이를 줄이고 개인의 선호를 중요시할 수록, 성별 차이는 더 극대화된다는 거다.

그럼 이런 선호도를 무시하고 무조건 여성을 이공계에 밀어넣는 것, 혹은 남성을 간호업계에 밀어넣는 것은 정당한가? 과거 중국 공산당이 남녀차별을 금한다는 명목 하에 모든 직업에서 남녀 비율을 맞춘 게 어떤 결과를 나타내었는가?



4.
한때 인간의 본성도 양육과 사회화에 따라 모든 게 결정된다는 설이 대세였던 시절이 있었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남녀의 선호도나 개인 성향 등 여러 가지 것들이 오로지 부모의 양육태도나 사회문화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는 설이다. 인간은 빈 서판과 같아서 그 위에 어떤 걸 쓰느냐에 따라 어떤 인간이 될지 결정된다는 설이다. 이런 학설은 특히 사회학을 중심으로 전세계에 열풍을 일으켰고, 1세대 페미니즘의 주요 이론적 근거가 되어왔다. 남녀의 본질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모두 사회제도와 문화에서 성역할을 규정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이 학설은 존 머니 박사의 30년간의 사기극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없어질 거 같았지만, 아직도 이런 식의 설명은 대중의 마음속을 끌어당기는 것 같다. 유전이나 진화 같은 생물학적인 요소를 얘기하면 사람들은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실제로 존 머니 박사를 위시한 환경결정론자들은 여전히 정신승리중이다.) 생식기관이나 각종 신체적인 부분에 대한 진화적 성차이는 인정하면서, 왜 유독 뇌에 대해서만은 진화적 차이를 애써 부정하는지 모르겠다. 인간의 기관 중 가장 에너지를 많이 쓰고 가장 복잡한 기관은 뇌인데, 왜 뇌는 진화적 성차를 나타내선 안되는가?



5.
이것은 인간이란 존재를 마음대로 바꾸고 싶어하는 심리 중 하나 아닐까. 인간 역시 하나의 동물이고, 자연이라는 진화의 실험장 속에 던져진 존재들이다. 선천적으로 성기가 모호하게 태어난 사람들이 왜 어릴때부터 남성, 혹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느낄까? 데이비드 라이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남자로 태어난 사람을 아무리 어릴때부터 여성으로 기르려 해도 결국 남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게 된다. 인간을 사회적, 문화적 규제에 의해 마음대로 바꾸고 조종하려는 거야말로 개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아닌가? 차라리 개를 키우는 게 낫지 않을까?



6.
나는 어떤 한쪽 성이 우월하거나 열등하다는 말을 하고싶은 생각이 없다. 그보다는 개개인의 성향과 특성을 존중하자는 말이다. 그리고 개개인의 선택에 따른 결과들에 대해 "은연중에 성차별에 숨어있다" 혹은 "사회의 억압이 있다"는 등의 말을 함부로 하지 말자. 이런 말은 상대를 주체적이지 않고 세뇌된 인간으로 취급하는 폭력일 뿐이다.




by uuu | 2019/05/23 18:04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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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타마 at 2019/05/24 09:45
굉장히 단순하고 정상적인 사고임에도... 이걸 이해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라는 현실이...
Commented by 퍼렁머리 at 2019/05/24 09:48
경찰이 돈 많이받는 좋은 직장이 되면 사실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 입니다. 숫자는 채워야 되는데 돈은 주기 싫으니 기준을 내리는게 크겠죠
Commented by ChristopherK at 2019/05/24 10:07
팔굽혀펴기 3회?! 턱걸이(pull up)이나 팔굽혀 펴기 초당 3회 뭐 이런겁니까.
Commented by uuu at 2019/05/24 10:48
프랑스는 경찰의 80%가 생활안전부 소속입니다. 동네 돌아다니면서 경범죄 처리하는게 주업무라서 낮게 잡는거 같습니다만.. 반면 경찰이 일하기 힘들다고 파업하는 나라기도 하죠.
Commented by 채널 2nd™ at 2019/05/26 11:14
'차이'를 인정하고 그러면 뭔 탈이 있겠습니까?

앗사리 "차이"를 무시하고, 그런 차이는 없다고 아득 바득 우기니까 ...................... 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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